올해 주식 등 각종 투자수단들의 하락세에 비해 더 가파르게 추락하던 가상화폐가 지난 5월 권도형의 루나 사태로 최악을 겪은 후 최근 다소 반등하는 듯싶더니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결국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바닥과 바닥에 이어 이제는 지하실을 뚫고 있다.

여러분들은 FTX 파산이 왜 어마어마한 충격인지 알고 계시는가? FTX는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의 3위에 해당되는 대형 거래소로 우리 돈 약 42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거래소인데 (1위 바이낸스는 약 60조 원대) 이런 대형 거래소가 불과 4일만에 파산신청을 하면서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SK하이닉스 정도의 대기업이 단 4일 만에 기업 파산을 신청한 것과 같다고 보면 비슷할까.
블룸버그와 같은 외신은 "FTX발 코인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코인 제국이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 사례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FTX의 부채규모는 최대 66조 원에 이를뿐더러 10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약 23억 원, 6천여 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은 파산할 경우 미국에서는 연방예금보험공사,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일부 자금에 대해 보호를 받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완전히 예외라 볼 수 있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거기에 맡기고 투자한 고객들의 돈도 모두 먼지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소리다. 거래소들이야 당연히 고객들의 자본은 안전하게 관리된다고 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곳이 많다. 코인 시장이야 말로 정말 슈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이로 인해, 코인 시장의 삼성전자인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도 불과 1주일 만에 20% 이상 하락하며 현재 1 코인에 2,3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 비트코인이 최전성기 때 1 코인이 8천만 원이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장 우량하고 큰 종목이라 할 수 있는 대장주 비트코인조차도 전고점에 비하면 거의 1/4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다. 미국 주식처럼 상하방 제한치가 없으니 오를 때는 정말 미친 듯이 오르지만, 내릴 때도 상상할 수조차 없을 만큼 급락해버리는 게 코인 시장이다.

코인 시장의 무서움은 정해진 시간대에만 거래되는 한국, 미국 주식들과 달리 주말도 공휴일도 없고 야밤과 새벽에도 거래되는 365일 24시간 거래라는 점이다. 만일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2700만 원에 1개 사고 잠들었는데 새벽 중에 미국에서는 아침과 낮인 시간에 FTX 같은 거래소가 파산하는 등 초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라. 분명히 자기 전엔 2700만 원이던 비트코인이 자고 났더니 15%가 넘게 날아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는 약소한 예시겠지만..)
이와 관련, 가상화폐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CEO 자오창펑은 "FTX 파산 사태는 마지막 위기가 아니다."라며 더욱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그는 "지금 코인시장의 상황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이 글로벌 금융위기 급이 연상되며 다른 거래소들의 파산도 잇따라 발생할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해봤자 좋을 것도 없을 텐데 굳이 이런 말을 하는 속내는 대체 무엇일까...)

FTX가 무너지는데는 불과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10월 말쯤부터 재무구조의 부실 의혹이 제기되면서 급기야 11. 8일에는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인 소위 뱅크런이 터졌다. 이에 FTX는 자금 인출을 즉시 동결하고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수를 검토하던 바이낸스는 불과 하루가 지난 11. 9일 FTX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결국 긴급 자금 조달에 실패한 FTX는 파산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44조의 거래소가 이렇게나 순식간에 파산하게 되다니, 코인 시장의 변동성만큼이나 예측과 상상을 불허하는 모습을 FTX가 보여줬다.
필자도 작년까지만 해도 소액으로 빗썸 이라는 어플을 깔아 케이 뱅크와 연동하여 소액으로 가상화폐를 했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대형 코인도 있었지만, 그 당시 제2의 이더리움 코인이라 불리며 액티비티의 성장에 맞물려 부상하던 솔라나와 세럼이라는 종목 2개에 분산 투자했었다. 당시 솔라나 투자했던 가격이 7만 원대였는데 이후 9만 원대까지 가는 듯싶더니 줄 하락세를 보이면서 결국 현재는 2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까지 하락했고, 세럼도 2천 원 중반대에 투자했었는데 4천 원대까지 가더니 지금은 400원?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하락이 아닐 수 없다.
합산 평가 수익이 +40%까지 가던 2개 코인은 결국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였다가 겨우 본전에 왔을때 탈출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차피 감을 익히기 위해 투자한 소액인지라 상승을 해도 하락을 해도 별 감흥이 없었지만, 지금의 주가라면 아무리 소액이라 하더라도 멘털이 붕괴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솔라나, 세럼 둘 다 지금은 필자가 투자했던 금액 대비 반 토막은커녕 20%도 채 안 되는 가격이니 -80% 급이라 생각하면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겨우 본전에 왔을 때 좋은 경험 했다 여기며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전부 매도했던 게 어찌 보면 다행이다 싶다.

FTX의 창업자 겸 CEO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파산 신청 다음날인 11.12일 이렇게 트윗을 하나 남겼다. "이렇게 끝나게 되서 너무 죄송하다."라고. 저번 5월에 루나 사태를 유발했던 권도형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거 같은데? 투자자들의 돈을 휴지조각 만들어 놓고 그냥 죄송하다 말이면 다인가? 이렇게나 위험한 코인 시장이 아직도 내 자산을 증식시킬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다음에 또 어떤 일이 터질지는 그 누구도 모르기에. 우리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어야지 도박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쪼록 코인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분들의 근심이 클 텐데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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