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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 정말 너무나 안타깝고 비통하다.

빛나는 인생★ 2022. 10. 19. 00:14

 

정말 안타까운 사고가... ㅠㅠ

 

 

지난 주말 카카오 서버 마비 사건이 워낙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뉴스가 덜 나왔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다. 우리나라 제빵 시장을 거의 독점 수준으로 장악하고 있는 SPC 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직원이 소스 배합 기계에 몸이 끼여 숨졌다는 안타까운 사고이다.

 

사고 현장은 원래 2인 1조로 근무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일까? 정말 근무수칙대로 2인 1조로 근무했던 것이 맞는가? 아니면 2인 1조를 가장한 여러 업무 부여로 도저히 저 기계를 2명이서 맡을 수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원인인 것은 아닌지?

 

 

 

파리바게뜨와 샤니, 그리고 베스킨라빈스까지 SPC는 우리나라 간식계를 꽉 잡고 있다.

 

 

위 사진을 보시다시피 SPC의 국내 독점수준의 시장 점유율은 놀랄 정도이다. 일단 샤니와 SPC삼립은 제빵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어 우리가 쉽게 먹고 있는 편의점 빵이나 패스트푸드 햄버거에 들어가는 빵들도 대부분 SPC에서 납품하는 빵이 쓰인다고 보면 된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SPC에서 납품하는 번(햄버거에 쓰이는 빵)을 사용하고 있으며, 맥도날드와 맘스터치는 다른 회사에서 납품받고 있다. 다시 사고 관련 내용으로 돌아가보자.

 

 

 

기계에 사람이 빠졌고 그 기계는 그대로 사람을 돌려버렸다...

 

위 트윗에 사고 원인이 적나라하게 나와있는데, 일단 배합기계 자체가 사람이 훅 들어갈만하게 입구가 낮은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꽝꽝 얼려있는 소스를 액체처럼 녹이지 않아 고체같은 큰 덩어리로 되어있다보니 배합기계의 그물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그물망을 제거하고 얼어있는 소스 돌덩어리를 힘주어 넣어야 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원래 소스가 해동되어 녹아있었더라면 그물망에 차곡차곡 부어 그물망은 이물질을 걸렀을거고 혹시라도 사람이 무게중심을 잃고 기계로 들어갈 뻔 하더라도 그물망이 완충장치 역할을 했었을 것이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무리해서 넣을 필요가 없으니 사고 위험이 적었을텐데

 

고체로 굳게 얼어있는 소스를 무리해서 기계 안으로 넣어야 하다보니 그물망을 열었어야 하고, 훤하게 개방되어 있는 배합기계에 무거운 소스 덩이를 넣다보니 자칫 사람이 기계 속으로 훅 들어갈 수 있는, 그야말로 사고 위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작업 구조였다는 것이다.

 

 

 

자... 안타깝지만 사고 현장을 좀더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가 발생한 기계가 어떤 것인지 한번 보도록 하자.

그전에 고인의 명복을 간절히 빌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사고가 발생한 기계다. 왼쪽이 소스를 넣는 입구다.
사진과 같이 기계가 사람을 잡아먹을듯이 앞으로 기울여진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소스 배합 기계 내부 사진

 

보다시피 기계가 마치 사람을 삼켜버릴듯이 작업 편의를 위해 원통형으로 생긴 기계가 사람 쪽으로 약 75도 가량 기울어진다. 여기서 기계는 엄청난 힘으로 딱딱한 고체든 뭐든 간에 무지막지하게 돌아가도록 작동되고 있었을 것이고, 저기서 일하는 노동자는 저 기계가 휑휑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소스를 기계 안으로 넣어야 한다.

 

저런 소스 제조 초기 공정 작업에 투입되는 소스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끔 접할 수 있는 몇 리터 되는 좀 큰사이즈의 소스 그런 수준은 잽도 안 될 만큼 상당히 큰 사이즈의 소스가 쓰일 것이다. 기계 자체 공간이 워낙 크고 작업 공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소스를 빨리 그리고 많이 부어 넣어야 하는 것은 당연할 터.

 

그런데, 저런 위험한 기계에 아무런 안전 장치도 없고 완충장치도 없이 그것도 성인남성도 소스 넣을때 힘들었다고 하는데 하물며 20대 여성이 힘이 쎄면 얼마나 쎄겠는가. 정말 한순간 찰나에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과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원성을 사는 이유는 사고 직후 SPC의 대응에 있다. 아래 사진을 보도록 하자.

사고 발생 후 천으로만 가리고 나머지 작업 현장은 계속 돌아갔다.

 

 

사람이 죽었단 말이다. 사람이. 그런데도 저 사진처럼 사고가 난 장소는 천으로 둘러버리는 임시 조치만 취하고 나머지 작업자들은 계속해서 빵을 생산하는 일을 한동안 계속 했다는게 말이 되는가? 저런 인명 피해 그것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면 저 공장의 모든 작업을 즉시 중단했어야지. 대체 저 공장에서 회사 작업 수칙, 사고시 후속조치 메뉴얼 같은건 있긴 한 건가? 정말 카카오도 그렇고 SPC도 그렇고 국내시장 점유율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기업들은 왜 다 저모양 저 꼴인 것인가?

 

게다가 정말이지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아직까지 SPC측 대표나 회장, 사장 등 수뇌부에서는 그 어떤 입장 표명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개 직원의 작업간 사망에 대해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고 있지 않는 회사. 직원이 무슨 도구인가? 죽으면 그냥 그만인 것인가? 정말 해도 너무한거 아닌가? 

 

 

 

결국 노동자들이 참다 못해 들고 일어섰다.

 

그렇다. 노동자들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 서버 마비 사태로 이 안타까운 사고가 묻히는 듯 했으나 반대로 카카오 사태는 서버가 점차 복구되면서 조금씩 이슈가 사그러드는듯 한데, SPC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는 점점 불길이 커져가고 있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나 언론매체를 보면 SPC 불매 운동 확산에 대한 글과 뉴스들이 많이 업로드 되고 있다. 

 

 

 

비단 SPC 말고도 우리 주변엔 너무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채 근무하는 열악한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다.

 

 

 

필자는 파리바게뜨를 참 좋아하고 애용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면 쉽게 고르고 사와서 먹을 수 있는 빵집이 파리바게뜨이기도 하지만, 사실 동네 빵집이 다 망하고 없어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기도 했다. 식빵 하나 크림빵 하나 사먹고 싶어도 살 수 있는 빵집이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 뿐. 빵은 점점 작아지고 맛은 나아지지 않는데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없다시피 줄어들고 있는 현 실태다.

 

엄마는 외계인을 좋아하는 필자의 아이도 베스킨라빈스 매니아였다. 300g이 좀 넘는 파인트 사이즈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려면 8,900원을 내야하는데, 아이스크림 무인가게에 들어가면 500g 짜리 통 아이스크림을 5천원이면 살 수 있었음에도 그래도 베스킨라빈스를 갔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좀 비싸지만 그래도 그만치 값어치를 한다고 여겨 왔었으니까.

 

 

 

하지만, 필자는 저 안타까운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를 보며 SPC 기업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공장은 계속 가동시켰던 안일하게 대처한 회사측 조치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기업의 행태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저 20대 여성 노동자가 내 여동생 내 가족이나 친척, 알고 지내는 절친한 동생이었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소녀가장이었다니 저 고인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는가. 

 

필자는 이번 카카오 사태보다도 SPC가 저 사고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모니터링할 것이다. 제대로된 사과와 보상, 향후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내 평생에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그리고 그 회사 빵을 납품받아 쓰는 롯데리아, 버거킹 등 모든 기업에 대해 불매할 것이다. 비록 나 한 사람이 작심하고 안 사먹는다고 뭐가 달라지고 뭐가 있겠냐만은,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 회사에 대해 점점더 큰 데미지를 입힐 것이라는 생각은 맞을거라 생각한다.

 

 

급변하는 이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삭막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존엄과 정의는 결코 불변하고 영원히 구현되어야 하는 최우선적 가치이다. 난 믿는다. 그리고 굳게 실천해 나가겠다. 

 

수년전 갑질 논란으로 선량한 직원, 그 누군가의 가장이자 아빠였던 사람을 절벽까지 내몰아 결국 죽게 만들었던 악덕기업 OO유업을 여태까지도 꿋꿋이 불매하고 있듯이.

 

 

SPC 브랜드들이다. 설치된 앱은 이미 다 삭제조치 완료.

 

 

지금 이 포스팅을 읽어주고 계시는 분들께 한가지 마음으로 호소하자면, 동참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이번 사건의 전말에 대해 직시하고 알고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고인의 명복도 함께 빌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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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00:46

포스팅 내용 일부 정정합니다. SPC 회장이 사고 발생 이틀 후인 10.17일에 사과는 했었네요. 하지만..

 

고개숙인 허영인 SPC 회장 "작업환경 바꿔 재발 막겠다"

지난 15일 SPC 계열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무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

www.dt.co.kr

 

 

그런데 말입니다.

소름끼치는 사과의 숨겨진 진실은 따로 있었네요. (아래 뉴스 참고)

 

 

[SBS 취재파일] 공식 사과는 하더니…"기사 제목에 SPC는 빼 달라"

 

공식 사과하더니…“제목엔 SPC 빼 달라”

"회사는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news.sbs.co.kr

 

 

사고에 대한 사과는 했어도, 뉴스에 SPC 공장이라고는 알려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는걸 봐서는

전혀 사고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지 않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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