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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일 만에 퇴임한 영국 트러스 총리, 평생 연금 1억 8천만원 받는다.

빛나는 인생★ 2022. 10. 23. 00:10

Hello Everyone~ 제가 바로 트러스 총리에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국가를 이끌어가는 총리직을 맡는다. 불과 몇달 전인 7월 7일 3년여 동안 영국 총리직을 맡고 있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한데 이어서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가 된 리즈 트러스 총리마저도 취임 후 불과 44일만에 퇴임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전임자인 보리스 총리도 임기 중 순탄한 길만 걸어오진 않았다. 코로나 시국 속에 몰래 파티를 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몇 차례 사퇴 위기를 겪었으며,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도 겨우 살아남기도 했다. (찬성 211표, 반대 148표)

 

하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있는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등의 여러 문제로 신임을 잃어가다가 내각에서 장관 4명, 정부 지도부 50여명이 줄사퇴하면서 총리직 유지가 어려워지자 계속된 사퇴 압박을 받다가 결국 사임했다.

 

볼때마다 이 아저씨 머리카락 좀 제발 어케 했으면 싶었던...;;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2년 9월 6일 영국 제 78대 총리로 '마가릿 데처', '테리사 메이'에 이어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로 리즈 트러스(1975년생으로 나이도 젊다) 가 취임하였다. 보수당 당대표 투표에서 57.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대표로 선출된 트러스는 취임 이후 부자 감세 등 경제 정책 실책에 따른 책임을 지고 취임한지 불과 44일 만인 10월 20일 사임을 발표하게 되었다.

 

짧았지만 나도 나름 힘들었다구 (뭐가?)

 

 

1975년 7월 26일 생인 트러스 총리는 영국 옥스퍼드 출신에 옥스퍼드 대학 출신으로 졸업 후 1996년 보수당에 입당하여 2006년 런던 그리니치 구역 의원으로 당선되고 2010년에는 연방 하원에 입성했는데, 이거 말고도 경력이 엄청나게 화려하다. 30대 중반때부터 12년 동안 환경장관, 재무차관, 교육장관, 국제통상장관,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내각 요직이란 요직은 다 거쳤다. (거의 캡틴마블 수준..) 이 정도 스펙은 영국 뿐만 아니라 서구권 전체를 통틀어서도 매우 보기 드문 화려한 케이스로 결국 40대의 젊은 나이에 총리까지 올랐다.

 

유 캔 두잇? 아이캔 두잇!!

 

트러스 총리는 마가릿 대처 전 총리를 자신의 롤 모델로 칭하며 정책과 리더쉽 측면에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데 노력했다. 그런 이유로 'New Iron Lady, 새로운 철의 여인' 이라고도 불려왔다. 또한, 트러스 총리는 강경 보수파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옹호하는 브렉시트(Brexit) 옹호론자이자 중국와 러시아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취임 19일 만인 9월 23일, 약 450억 파운드(우리 돈으로 73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으나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국가 부채 증가 우려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를 급등하는 큰 혼란을 유발시켰다. 이에 이제 한달이 좀 넘게 일하던 재무장관을 경질(불쌍..) 하고 감세안도 대부분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신임은 저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보리스 오빠도 꽤나 힘들었겠어. 앉아보니 이해가 되네.

 

그렇게 결국 10월 20일 퇴진을 선언하게 되면서 역대 최단임 기록을 경신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누구도 견줄 수 없을만큼 화려한 스펙과 경험을 갖추며 한 국가의 다수당 대표이자 총리까지 초고속 성장했지만, 그 끝은 너무나도 허망하게 끝났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허망하다고 표현하기엔 좀 부족한 것은, 트러스 총리 부임 후 영국 국민연금 손실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200조원이 더 넘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시라도 빨리 책임지고 사퇴한 것이 그나마 영국 국가 입장에서는 다행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 할 수 없는 입장이 된 것도 이유겠지만 안 되겠다 싶으니까 빠르게 그만두는 쿨내가 진동하는 태도도 뭔가 영국스럽다. (주식으로 치면 손절의 고수;;)

 

다만, 다우닝가 10번지 현관에서 퇴임사를 발표할 때도 트러스 총리는 90초 밖에 되지 않는 짧은 퇴임사를 하고 퇴장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퇴임사도 최단기 재임기간만큼 최단시간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빨리 말하고 집에 가야지

 

어찌됐던 간에 트러스 총리는 2달도 채 안 될만큼 아주 짧은기간 근무했긴 하나, 매년 11만 5,000파운드 (약 1억 8천만원)의 연금을 매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1991년 마거릿 대처 총리의 퇴임을 계기로 영국 총리가 퇴임하면 매년 '공공직무 비용수당'을 지급받도록 제도가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이는 트러스 총리 전임을 했던 전직 총리들도 다 받고 있는 혜택이다. 

 

마거릿 대처를 꿈꿔왔고 추구했던 트러스 총리가 비록 마거릿 대처 총리처럼 업적을 이룬 건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마거릿 대처 총리가 퇴임하면서 생긴 연금 혜택은 고스란히 받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웃픈 일이다. 참고로 마거릿 대처 수상은 4,226일 근무하다가 퇴임했으니 트러스보다 대략 100배는 더 일한 셈이다.

 

내가 퇴임전 팁 하나 알려준다. 잘 기억해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머니가 최고야.

 

하긴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 간 대통령 시절을 써서 출판한 회고록만으로 400억원 가까이 벌었다고 하고 퇴임 이후에도 2~3시간 연설에 사례금으로 3억원 가량 받는다고 하니.. 국가 최고 지도자 반열에 올랐던 사람에 대한 예우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상징성을 감안하면 필요한 거 같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정점인 총리직까지 올랐다가 퇴임하고 나면 더이상 앉을 자리도 없고 마땅히 부르는데도 없을텐데 분식점 차려서 먹고 살 순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포스팅을 마무리 하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재임해 있던 44일 동안에도 끝도 없이 논란을 일으켰는데, 퇴임하고 나서도 연금 때문에 논란이 끊임이 없을 분인 거 같다.

 

40대 젊은 나이로 영국 78대 총리로 취임했으나 불과 44일만에 사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 이제는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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