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중기투자자 → 테마주 단타 중독자로 변절되었던 지난 과거
필자는 원래 철저한 동학개미였다.
동학개미 중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코스피 대형 우량주만 수년 넘게 취급하며 시가총액이 일정 수치에 못 미치는 기업들은 거의 쳐다보지 않던 우량주를 사랑하던 동학개미 였었다. 사실 주식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었고 투자 철학도 마땅히 세운 것도 없었다. 그냥 수중에 잉여스러운 돈이 좀 있는데 가만 놔두기도 뭐하고 은행에 넣자니 이자가 탐탁치 않고 큰 회사에 넣어두면 오르겠지, 은행 이자보단 낫겠지 라는 어설프고 아마추어같은 마인드로 수년 동안을 별다른 노력이나 지식 수준 증대없이 임해 왔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뉴스에서 크게 다뤄지는 테마성 이슈들에는 위험성이 크다고 늘 여겨왔던지라 손대지 않았고 우량주들은 좀 떨어져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찾아갔었기에 그간 대박 수익은 없었어도 그렇다고 별다른 손실도 없이 나름 때때로 소소한 수익은 얻으며 운 좋게 꾸려왔던거 같다.
그렇게 원래는 우량주를 사놓고 어느정도 오를 때 까지 묵직하게 들고가던 중기투자였으나, 코로나가 터지고 삼성전자가 순식간에 4만전자가 되는 등 전세계가 망하는가 싶더니 오히려 양적완화로 버블이 형성되면서 코로나검사 키트니 백신이니 치료제니 온갖 바이오 주들이 난리가 나면서 어느순간 안타깝게도 그만 사탄에게 씌여버리게 되었다. 씨젠, 한국비엠씨, 뭐 손댄 종목만 수십개는 넘었던거 같다.
벌때는 크게 벌고, 잃을때는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뭣보다 탐욕이라는 것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예전같으면 +10%만 넘어도 이게 왠 떡이야 감사합니다 했던 필자는, 어느순간 그 +10%를 우습게 여기기 시작하는 도박 중독자처럼 변질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뭐 하나 타이밍 잘 잡으면 아주 단기간에 +30%, +50%, +100% 까지도 갔던 경험 때문이었다. 와 정말 이렇게 돈 벌기가 쉬운건가? 나도 금방 부자될 수 있겠는데? 그런 착각에 점점 물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그것은 마약처럼 내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필자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카톡방 같은 단체방을 전전하게 되었고 그 분위기에 휩쓸리며 아무래도 주가가 오르기만 바라는 습성상 주가가 오르는 쪽으로 선동하는 사람이나 뉴스같은데 영향을 많이 받기 시작했고, 내 개인적으로 정확한 판단과 객관적인 사고가 점점 상실되며 하루하루 일희일비와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필자는 바보가 되어 있었고, 마치 경마나 카지노 도박장에서 배팅하고 대박을 꿈꾸는 그런 사람처럼 변질되어 가고 있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있었다. 밤낮으로 단기 수익을 볼만한 테마주에 관심만 가졌고 큰 변동도 없고 수익도 미미한 조강지처 같은 우량주들은 이미 저 멀리 곁을 떠나 있었다.
또한, 관련된 사람들은 필자와 다를 바 없이 단기 주가 상승과 급등이라는 마약에 취해 밤새도록 얘기하며 팩트에 의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예측보다는 허무맹랑하거나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예측과 마냥 낙관적인 상상으로 의견을 나누는 등 지금 돌아보면 무한 희망회로를 밤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리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영양가는 제로 였던거 같다.
10의 수익, 20의 수익, 30의 수익, 50의 수익, 운 좋게 100의 수익. 테마주에 손대기 시작한 필자는 안타깝게도 초심자의 행운으로 운빨이 실력이라는 착각으로 점점 나락으로 빠졌고 결국 나중에는 100의 손실, 50의 손실, 30의 손실, 20의 손실, 10의 손실 등으로 벌었던 돈은 다 사라지고 없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수익을 조금씩 봐오다가 이게 되네? 적중하네? 싶으니 점점 투입되는 시드가 커지기 시작하고, 점점 탐욕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떤 종목에서 과도한 확신으로 무리한 금액을 넣게되면서 그 전에 봤던 수익들은 모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어느날 정신적 충격을 받을만큼 큰 손실을 봤던 필자는, 그제서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의 투자가 아닌 카지노에서 시뻘건 눈으로 광기어린 도박을 하고 있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모든 단체방과 개인방 등을 다 손절하고 주식 거래도 당분간 모두 스탑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모든걸 다 끊고 카지노 도박장을 빠져온 듯한 이제는, 다시는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고 거기 있던 사람들과도 교류하지 않는다. 감히 해서는 안 됐을 불과 작년의 모습들을 생각하면 그저 후회스럽고 안타까울 뿐이지만, 그래도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큰 교훈과 경험이기도 했다. 수업료를 톡톡히 치뤘다고 해야하나.
잡설이 길었는데 필자는 이제는 국내주식은 아예 하지 않는다. 이미 오를데로 오른 상황이던 미국주식에 뒤늦게 매료되어어 서학개미로 전향하여 살기 시작했는데 국내주식보다 더 좋은 점이 많은 걸 느낀다. 물론 위아래 제한없는 엄청난 변동성의 미국 주식도 굉장히 살벌하고 무섭다. 메타, 넷플릭스 같이 한때 엄청나게 잘 나갔던 기업들도 지금은 반토막 그 이상으로 나있는 등 정말 냉정한 곳이 미국장인거 같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강대국은 미국이고,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 것도 바로 미국이다. 우리나라는 상장된 기업은 1천개가 넘도록 많지만 다 합해봤자 1,300조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들었다. 그마저도 삼성전자가 거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 다 했지. 미국이 전세계 60%인데 우리나라는 거기에 비하면 2% 밖에 안되는데다가, 그것도 삼성전자, LG엔솔, 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을 빼고나면 잡다하고 자그마한 회사들만 천지 가득이라고 느낀다. 그마저도 개미들을 털어먹으려는 세력과 언론들의 행동들, 주주들을 위하기 보다는 물적분할 같은 것에만 애쓰는 기업들, 작전세력과 공매도 등에 방관적인 모습의 기관들 등등 국내주식은 할게 안 되는구나를 뒤늦게 느끼고서는 미국 주식으로 수익을 봐서 세금 22%를 내더라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게 그래도 살아남고 벌 수 있는 길이고, 또한 결국 전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미국의 유수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앞으로도 서학개미로만 쭉 갈 거 같다.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도 미국장은 그나마 체력이 좋아 상대적으로 하락도 덜하고 또 회복할 때는 제대로 회복하는 등 회복력도 좋은데, 기본 체력 자체가 허약하고 시스템적으로도 약한 국내장은 정말 처참할 만큼 연일 흘러내리기만 하는데도 회복할 기대조차 갖기 힘들만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주식을 해야 되는 이유는 필자의 어설픈 글 보다 유투브나 전문 투자자들의 블로그 등에 더욱 구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잘 나와 있어서 구구절절 더 적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시리라 믿는다.
서학개미도 결코 쉽지 않은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겠지만 그래도 과거의 아픈 경험과 노력하지 않고 주식을 쉽게 여기기도 했던 안 좋은 모습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제 2의 빛나는 인생은 미국주식을 통해 만들도록 시장에 겸손하고 좋은 것만 배우고 무엇보다 꾸준한 자세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오늘은 별다른 내용도 아니고 좀 쑥쓰럽기도 하지만 무슨 회고록 같은 포스팅을 했는데,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주식하시는 분들의 건승과 성투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