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서울아산병원 암수술 후 실망이 크신듯 하다.
저번 암 수술하고나서도
수술 후 회복실에서 한 1시간 20분 정도 경과하여
병실로 돌아온지 몇시간도 안 되어 침대에 누워계실 때였다.
아직 마취도 깨지않아 잠도 주무시지 못하고 물도 못 마시고 있을 그때
이제 몇시간이 채 지났을까
무작정 한 남자분이 와서는 항암주사 좀 맞으실께요 하고 온다.
어머니가 내가 지금 수술하고서 너무 아픈데, 좀 있다 맞으면 안 되냐 라고 하는 질문에
별다른 대꾸도 없이, "아니요. 지금 맞으셔야 되서요." 라며
통증이 어떻다, 고통이 어떻다 별 얘기도 없이 "보호자분은 잠시 나가주세요" 라고 해서
나갔다 오니 주사를 다 놓고 갔길래 어머니한테 "많이 아파요?" 라고 묻자
"몰라, 나 여기서 수술 괜히 했어. 왜이렇게 환자들을 돌보듯이 딱딱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지
이럴려고 멀리 여기까지 온게 아닌데 후회돼." 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어지는 항암 주사로 인한 고통의 시작....
어머니는 수술한지 불과 몇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항암 주사까지 병실에서 맞으시고는
정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울음 소리가 옆 환자분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올라갈때 들고갔던 베개를 얼굴에 파묻으시며 엉엉 그것도 한시간을 소리내어 우셨다.
안그래도 수술하고 나서 온 몸이 아프고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항암주사까지 놓고나니 타는 듯한 통증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이 아프셨다고 했다.
고통보다 더 불편한 것은, 정말 무미건조한 병원 직원들의 태도가 불편하고
수술한지 얼마 안 된 환자한테 별다른 설명도 없이 주사를 놓으니 몸이 이겨내기 힘들다고 하셨다.
수술한 이후
처음 첫 외래 진료 및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해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 차로 다녀오셨다.
지방에서 서울아산병원까지 대략 3시간 + @ 이 걸리는데
기존에도 뇌쪽 수술과 허리 수술, 무릎까지 수술 경력이 있어 체력이 약하신 어머니는
아직 완전히 체력이나 건강이 회복되지 않으신 상태로 겨우 근근히 생활하고 계시는 와중에
다시 먼 길을 지나 서울에 병원을 가야 했다.
뭐 그건 가야지 어쩔 수 있나.
수술하고나서 처음 외래진료인 것을.
원래 어머니는 매사 불평불만이 별로 없으신 분이다.
작은 사소한 것에도 고마워하고 다행스럽다 라는 마음을 갖고 사시는 사슴같은 분인데
이번에도 서울아산병원을 다녀오시고는 잘 안하시던 불만을 많이 토로하셨다.
일단, 의사 선생님이 너무 무뚝뚝하고 얼굴 한번 안 쳐다본채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이건 사람이, 환자가 본인한테 진료를 받으러 와서 앞에 앉아 있는데
환자 얼굴이라도 한번 쳐다봐주면서 "수술하시고 몸은 좀 어떠셨어요"
이런 행동이나 말 한마디 없다는거 자체가 어머니는 되게 섭섭하셨나 보다.
안그래도 이전에 하셨던 수술들은 거주하시는 지방 병원들에서 다 했었는데
그래도 거기는 이정도로 쌀쌀맞지는 않았었다고 한다.
최소한 환자가 수술하고 왔으면, 몸은 좀 어떠시냐 한마디 안부라도 묻는건
의사가 환자한테 할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냐고 물어보시며...
그냥 앉기가 무섭게 모니터 쳐다보면서 "예, 수술은 잘 되셨구요. 1기 초기라 어쩌고 저쩌고
항암주사 몇번 맞으셔야 됩니다." 이런 말들이 끝.
아버지도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 질문을 준비해 가셨다는데
의사가 마치 빨리 진료받고 나가라는 식으로 냉랭하게 대하여
차마 묻지도 못했다고 하셨다. "무슨 의사가 그렇나? 난 무슨 로보트가 있는줄 알았다"라고 하시며.
"내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머리 열고 7시간 수술했을때 만난 의사들도 다들 무뚝뚝한 편이긴 했다만,
그래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어. 저 사람은 뭐 저런가." 라며 혀를 끌끌 차셨다.
물론, 나도 부모님들도 모두다
의사 선생님과 병원 직원들 모두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진상 환자들 겪고
그래서 힘들도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거 다 안다.
우리도 그점은 미리 착안하고 염두해서 간다.
그래서 딱 필요한거만 간단히 물읍시다, 의사 선생님도 우리 뒤에 진료볼 환자들 줄 서있으니까.
그러고 간다는 말이다.
워낙 바쁘고 봐야할 환자가 많다보니, 환자가 사람으로 보이기 보다는 고장난 기계처럼 여겨지고
자신에게는 수없이 겪고 겪는 사람 중에 그저 한 명 뿐이라는거 다 안다.
그래도 말이지
어머니께서는 "몸은 좀 괜찮으세요?"
그 한마디 조차 없었는게 너무 섭섭하셨나 보다.
내가 너무 아픈데, 내가 당신한테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하고 이렇게 또 왔는데 눈 한번 마주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더냐
내내 모니터만 쳐다보고 의사란 당신은 모니터하고 대화하는 사람이더냐
앞에 앉아있는 환자는 좀 어떤지 말이라도 한번 물어볼 여유조차도 없더냐
어머니는 서울아산병원에서의 수술을 너무 후회하셨다.
필자도 그렇게 알아보고 알아봐서 결정한 병원이 서울아산병원이었고
처음 의사선생님이 정해지고 나서
조금더 빠른 일자로 앞당기고자 전화를 했다가 이 분으로 최종 결정되었는데
어머니가 저렇게 저렇게 말씀하시는걸 듣고 있으니
의사 선생님이나 서울아산병원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그걸 최종적으로 주도한 내가 제일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하긴 내가 봐도 그동안 어머니가 지방에 여러 병원에서 수술하고 나서는
아파도 오래 기다려야 되도 의사 선생님이 친절해서 좋아~
병원은 좀 낡고 그래도 간호사들도 직원들도 다 상냥해서 좋아~~
밥은 별로지만 아줌마들도 다 친절해서 좋아~
그러셨는데
난 어머니에게 불효를 끼치고 만거 같다.
이후 항암 치료에 대해서는 지방 병원에서는 가능하지 않은지를 좀 알아보고
서울아산병원에 올라갈 일이 최소한으로 없게라도 해봐야 할 거 같다.
그래야지 내 마음이 조금은 놓일거 같다....
누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한다고 하면, 분야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적어도 내가 추천할 일은 없을거 같다.
식당이 아무리 깔끔하고 멋지고 주방장 솜씨가 끝내주는 곳이라
음식이 끝내주게 맛이 있어도
손님 알기를 개뿔로 알고 "아 예, 다 먹었으면 계산하고 가세요." 이런다면
그 식당은 결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식당이 좀 후질근하고 낡았고 주방장 솜씨가 호텔 출신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음식도 평균보다 조금 맛난 곳인데
손님 나갈 때 "손님, 어떻게 맛은 괜찮으셨어요? 다음에도 또 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친절한 곳은 다음번에 그 기억이 좋아서 또 찾게 된다.
여긴 맛은 최고는 아니지만 친절함과 서비스는 최고야! 라며.
일전에 아버지가 분야별 의사 3분이 함께
아버지 두개골을 열고 머리를 7시간 동안 대수술 하셨던 분당서울대병원은 참 좋았던 기억이 많이 있었는데
서울아산병원은 하......
좋은 곳이라고 나름 잘 검색해서 선택한 건데...
됐다.
내 선택이 잘못이다.
한번 겪었으면 된 거다.
이번 일 다 마무리 짓고 나면 나도 우리 가족도 두번 다시는 안 가면 되니까.